[매운 음식 도전 유튜버]
"아니 도대체 이런 걸 왜 먹는 거야."
"냄새도 엄청 맵네."
"죄송한데 저 119 신고 좀 해주세요."
다양한 매운맛 도전 영상들입니다.
도전하는 매운맛 수위도 높아지다 보니, "음식이 매워서 사고가 나더라도 민·형사상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경고 문구를 내건 식당들도 있는데요.
경고 문구만 있으면 정말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운 걸까요.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경고 문구 붙인다고 어떤 경우든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신발이 없어져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경고 문구인데요.
누가 신발을 훔쳐갔다면 업주 역시 관리 소홀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식점이 매운 음식을 파는 행위는 관리 소홀이라거나 불법으로 규정할 수는 없겠죠.
[황수철 / 변호사]
"매운 음식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행위가 그 자체로 민사상 불법 행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손해배상책임을 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식품위생법에서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식품을 판매하거나 조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제하지만, "매운 음식은 기호성 식품으로 분류해 금지 대상은 아니다"는 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설명입니다.
그렇긴 해도 식당 업주도 보호 의무를 지는 만큼 위험한 음식일 경우 아동과 노약자에게는 판매를 제한하거나 사전에 충분히 알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제한 시간을 두고 빨리, 많이 먹는 도전자를 가리는 이른바 푸드 파이터 이벤트 식당도 경고 문구를 붙이면 사고가 나도 책임 피할 수 있는 걸까요.
['빨리 먹기' 도전 유튜버]
"제한 시간 15분이고요. 시작해보겠습니다."
이 경우에도 도전자 본인이 동의해서 참여한 만큼 업주가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 분석입니다.
이상 팩트맨이었습니다.
성혜란 기자 saint@donga.com
연출·편집:황진선 PD
구성:박지연 작가
그래픽:권현정, 류건수 디자이너